만3세 고집 폭발기, 훈육이 안 통했던 이유와 해결 방법
만 3세가 되면 어느 정도 말이 통하고,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두 돌 무렵의 떼쓰기가 지나가면 한결 나아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본 만 3세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오히려 더 강해진 고집과 감정 표현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히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고 소리 지르고, 바닥에 드러눕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기를 지나며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조금씩 바뀌어 갔던 과정을 나누려 합니다.

만 3세가 되면 왜 더 고집이 세질까
처음에는 아이가 일부러 반항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린이집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단순히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면서, 부모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커집니다.
문제는 감정 표현 능력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나 불편한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울음이나 떼쓰기 같은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게 됩니다.
또한 어린이집 생활, 새로운 규칙, 낯선 환경 등 다양한 변화가 겹치면서 아이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느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겉으로는 ‘고집이 심해진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반항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서 그렇다라는걸 알았습니다.
아이마다 발달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딱 그 시기에만 고집이 세지는게 아니라 더 길어질 수도 있고 이런 케이스가 충분히 많다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동안 아이의 ‘의지 표현’을 ‘말 안 듣는 행동’으로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훈육 방식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선택권을 주기 시작하며 효과를 본 훈육 방법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금씩 방식을 바꿔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분명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선택권을 주는 방법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지금 씻어”라고 말했다면, 이제는 “지금 씻을까, 5분 후에 씻을까?”라고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작은 차이였지만, 아이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스스로 선택했다는 느낌 때문인지, 이전보다 훨씬 덜 저항했고 상황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두 번째로 바꾼 것은 감정이 진정된 후에 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울고 있는 순간에는 어떤 설명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설득하려 하지 않고, 아이가 충분히 울고 난 뒤 차분해졌을 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법을 적용한 이후, 20~30분씩 이어지던 울음이 점점 짧아졌고, 대화가 가능한 순간도 늘어났습니다.
세 번째는 말을 짧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려 했지만, 오히려 아이에게는 부담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손 씻고 먹자”처럼 짧고 명확하게 전달하니, 아이가 받아들이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즉각적인 감정 대응’을 줄이면서 말을 단순히 하는 노력을 하니 갈등의 강도와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만 3세 고집 폭발기를 지나며 느낀 것
이 시기를 겪으며 깨달은 건, 훈육은 기술이라기보다 관계라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를 통제하려는 마음이 앞서면 갈등이 커졌고,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고 할 때 조금씩 풀렸습니다.
고집이 심해졌다는 건 어쩌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려는 힘이 자라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매 순간 그렇게 여유 있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엄마도 사람이고, 지치는 날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격렬했던 시간 속에서 저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고집을 꺾으려 하기보다, 그 에너지를 어떻게 안전하게 표현하게 도와줄지 고민하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만 3세의 고집 폭발기는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려 노력해보려 합니다.
성장하는 순간임을 기억하고 인정하기
돌이켜보면 만 3세는 단순히 말을 잘 듣지 않는 시기가 아니라, 자율성과 독립성이 본격적으로 자라나는 전환점에 가까웠습니다.
발달 단계상 이 시기에는 “내가 할래”, “싫어”라는 표현이 잦아지며 자기 주장이 뚜렷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좌절에도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감정 표현 방식이 서툰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을 접했을 때, 그동안 아이를 오해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저는 훈육의 목표를 ‘즉각적으로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것’으로 바꿔보려고 했습니다. 울음을 멈추게 하기보다 “속상했구나”라고 먼저 말해주고, 선택지를 두 개 정도만 제시하며 부담을 줄여보았습니다.
모든 상황이 매끄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진정되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도 고집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이의 행동만 문제로 보기보다는, 성장 과정 속 한 장면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라면, 지금의 힘듦이 아이의 발달과 함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아이와 한 걸음씩 맞춰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