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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3세 고집 폭발기, 훈육이 안 통하는 시기

by 아둘둘 2026. 2. 24.

흔히 18~36개월 사이가 자아가 형성되고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36개월이 지나는 만3세가 되면 육아가 조금은 수월해질 줄 알았습니다.

대화도 통하기에 어느정도 설명하면 이해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오히려 두 돌 때보다 더 강한 고집과 감정 폭발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고 소리 지르고, 바닥에 드러눕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기를 지나며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조금씩 바뀌어 갔던 과정을 나누려 합니다.

 

갑자기 시작된 고집 폭발, 매일이 전쟁 같던 시간

아이가 만 3세가 되던 봄이었습니다. 어린이집 하원 후 사소한 일로 시작된 울음이 30분 넘게 이어졌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간식을 먼저 먹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아이에게 “손부터 씻자”고 말했을 뿐인데, 그날은 유독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싫어! 지금 먹을 거야! 지금!!!"

결국 움직이지 않은 채 소리를 지르고, 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달래보려 안아주기도 하고, 설명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더 크게 울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점점 제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그 말을 하고 나서야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아이는 더 울었고, 저는 지쳐버렸습니다. 하루가 끝나면 늘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훈육을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때는 아이가 일부러 반항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소리 지르는 훈육,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고집이 심해질수록 저도 강하게 대응했습니다. 단호하게 말하면 알아들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습니다.

제가 목소리를 높이면 아이도 더 크게 울었습니다. “엄마 미워!”라는 말을 들은 날에는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이를 혼내고 방에 들어가 혼자 눈물이 난 적도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주변 어린이집 선생님께 조언도 구하고 여러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확인한 것은 이 시기에는 자기 의지가 강해지는 시기라서 그렇다라는 겁니다.

일부러 반항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서 그렇다라는걸 알았습니다.

아이마다 발달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딱 그 시기에만 고집이 세지는게 아니라 더 길어질 수도 있고 이런 케이스가 충분히 많다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제가 아이의 ‘의지 표현’을 ‘말 안 듣는 행동’으로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훈육 방식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선택권을 주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점

완벽하게 바뀐 건 아닙니다. 여전히 고집은 있습니다. 하지만 대응 방식이 달라지면서 상황이 조금씩 부드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씻자. 지금 씻어야 돼”

이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씻을까, 5분 후에 씻을까?”

작은 선택권을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스스로 결정했다는 느낌 때문인지, 이전보다 협조적인 순간이 늘었습니다.

또 하나 바꾼 건 ‘즉각적인 감정 대응’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울음이 시작되면 바로 설득하려고 하지 않고, 먼저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진정된 후에야 이야기를 나누니 오히려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힘든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왜 이러는 거야”라며 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지금 성장 과정이구나’라고 한 번 더 생각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만 3세 고집 폭발기를 지나며 느낀 것

이 시기를 겪으며 깨달은 건, 훈육은 기술이라기보다 관계라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를 통제하려는 마음이 앞서면 갈등이 커졌고,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고 할 때 조금씩 풀렸습니다.

고집이 심해졌다는 건 어쩌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려는 힘이 자라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매 순간 그렇게 여유 있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엄마도 사람이고, 지치는 날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격렬했던 시간 속에서 저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고집을 꺾으려 하기보다, 그 에너지를 어떻게 안전하게 표현하게 도와줄지 고민하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만 3세의 고집 폭발기는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려 노력해보려 합니다.

성장하는 순간임을 기억하고 인정하기

돌이켜보면 만 3세는 단순히 말을 잘 듣지 않는 시기가 아니라, 자율성과 독립성이 본격적으로 자라나는 전환점에 가까웠습니다.

발달 단계상 이 시기에는 “내가 할래”, “싫어”라는 표현이 잦아지며 자기 주장이 뚜렷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좌절에도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감정 표현 방식이 서툰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을 접했을 때, 그동안 아이를 오해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저는 훈육의 목표를 ‘즉각적으로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것’으로 바꿔보려고 했습니다. 울음을 멈추게 하기보다 “속상했구나”라고 먼저 말해주고, 선택지를 두 개 정도만 제시하며 부담을 줄여보았습니다.

모든 상황이 매끄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진정되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도 고집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이의 행동만 문제로 보기보다는, 성장 과정 속 한 장면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라면, 지금의 힘듦이 아이의 발달과 함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아이와 한 걸음씩 맞춰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