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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기조절력은 훈육이 아니라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by 아둘둘 2026. 1. 14.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많은 부모님들께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가장 어려워하시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차분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감정이 앞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훈육이 부족한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발달 심리와 뇌과학 연구에서는 아이의 자기조절력이 단순히 훈육의 결과가 아니라 아이가 자라는 환경 속에서 서서히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뇌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거나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자기조절력은 가르쳐서 바로 생기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 환경과 반복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힘이라고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의 자기조절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가정에서 어떤 환경이 아이의 조절력을 키워 주는지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훈육이 아니라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아이의 자기조절력

1. 자기조절력은 아직 자라나는 뇌의 능력입니다

아이의 자기조절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뇌 발달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조절력은 주로 전두엽이라는 영역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전두엽은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을 계획하며 충동을 멈추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이 전두엽은 유아기와 아동기에 완전히 발달하지 않습니다. 성장하면서 천천히 성숙해 가는 영역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에게 어른과 같은 자기 통제 능력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아이가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지거나 기다리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행동은 고의적인 반항이 아니라 아직 조절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이때 강한 훈육이나 반복적인 지적은 아이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할 수는 있지만 조절 능력을 키워 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아이는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는 방식으로 반응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는 자기조절이 아니라 외부 통제에 의존하는 패턴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조절력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 힘은 아이가 안정된 환경 속에서 반복적으로 연습할 때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이해하고 도와주는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의 뇌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회로를 조금씩 만들어 갑니다. 따라서 자기조절력이 부족해 보일 때 아이를 바로잡아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 아직 성장 중인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합니다.

2. 통제가 강한 환경보다 예측 가능한 환경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자기조절력을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환경 요소 중 하나는 예측 가능성입니다. 하루의 흐름이 일정하고 규칙적인 환경에서 아이는 다음에 무엇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아이의 불안을 낮추고 감정 반응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규칙이 자주 바뀌고 상황에 따라 부모의 반응이 달라지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늘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통제가 강한 환경은 아이를 잠시 조용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조절력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항상 지시를 기다리고 통제받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기다리고 조절하는 경험을 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정한 규칙과 루틴이 있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그 안에서 선택하고 조절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놀이 시간과 정리 시간과 휴식 시간이 일정하게 반복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활동 전환을 준비하게 되고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선택권이 적절히 주어지는 환경은 자기조절력 형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부모가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아이가 선택하도록 돕는 경험은 아이에게 조절의 감각을 키워 줍니다.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책을 읽을지와 같은 작은 선택부터 시작해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며 결정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힘을 점차 내면화하게 됩니다.

3. 부모의 반응 방식이 아이의 조절 모델이 됩니다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부모의 말보다 부모의 반응 방식을 통해 더 많이 배워집니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다루는지를 아이는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합니다. 부모가 화가 날 때 목소리를 낮추고 잠시 숨을 고르며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실제 모델을 경험하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자주 감정적으로 폭발하거나 억누르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 역시 그 방식을 학습하게 됩니다.

아이의 감정이 격해졌을 때 즉각적인 훈육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감정의 공감입니다. 지금 많이 속상했구나 화가 났구나와 같은 말은 아이에게 감정이 받아들여졌다는 신호를 줍니다. 감정이 안정된 이후에 행동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질 때 아이는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조절의 방향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부모가 실수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조정하는 모습은 매우 강력한 학습 자원이 됩니다. 오늘은 엄마가 너무 급하게 말했던 것 같아 미안해 다음에는 더 천천히 이야기해 볼게라는 말은 아이에게 감정은 수정 가능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렇게 아이는 자기조절이 완벽함이 아니라 계속 연습하고 조정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외부의 통제가 아닌 내부의 힘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훈육으로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기보다 환경 속에서 자라나야 할 힘입니다. 안정적인 일상과 예측 가능한 환경 그리고 부모의 차분한 반응이 함께할 때 아이의 조절 능력은 서서히 그러나 단단하게 성장하게 됩니다.